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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경쟁의 다음 승부처, 이제는 성능보다 전기 손실이 더 중요해진다

everymorning365 2026. 4. 11. 18:04

AI 반도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보통 누가 더 빠른 칩을 만들었는지부터 봅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른 숫자를 더 민감하게 봅니다. 얼마나 많은 전기가 들어가는지, 그 전기 가운데 얼마가 열로 버려지는지, 냉각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같은 문제입니다. AI가 커질수록 돈은 연산 능력만 아니라 전력 효율에서 갈리기 시작합니다. 오늘 눈에 들어온 인텔 기사도 바로 그 지점을 건드렸습니다.

글로벌이코노믹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두께가 19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박형 질화갈륨(GaN) 전력 칩렛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기사에 나온 설명을 보면, 인텔은 300mm 실리콘 웨이퍼 위에 GaN을 형성한 뒤 실리콘 기판을 19㎛까지 박막화한 GaN-on-Silicon 전력 소자를 시연했고, 여기에 실리콘 CMOS 회로까지 단일 칩으로 집적해 인버터와 논리 게이트, 플립플롭 같은 기본 회로를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웨이퍼
반도체 웨이퍼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Si wafer.jpg
, CC BY-SA 4.0.

말이 조금 어렵지만 핵심은 단순합니다. AI용 칩이 강해질수록 전력을 더 많이 먹고, 그 전력을 칩 가까이에서 효율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데이터센터가 겪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전기는 많이 쓰는데, 정작 계산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에서 너무 많이 새어나간다”는 데 있습니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열로 사라지는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사에서 인텔이 강조한 부분도 여기입니다. 19㎛ 수준으로 아주 얇아진 GaN 전력 소자를 차세대 3D 패키징 구조 안에 넣으면, 전력 조절 장치를 연산 코어와 몇 밀리미터 거리 안에 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하 지점(Point-of-load) 전달이 가능해져 전력이 먼 길을 돌다가 열로 낭비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전기를 멀리서 보내면서 잃어버리기보다 칩 바로 옆에서 더 똑똑하게 다루겠다는 뜻입니다.

전력망 송전선
전력 인프라를 보여주는 송전선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Transmission Lines Crossing a Grassy Valley.jpg
, CC BY 4.0.

왜 하필 GaN이냐는 질문도 자연스럽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GaN은 기존 실리콘보다 고전압에 강하고 스위칭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더 높은 주파수에서 동작할 수 있고, 그만큼 인덕터나 커패시터 같은 수동 부품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원공급장치 전체가 작아지고 발열도 줄어듭니다. AI 데이터센터처럼 전력 부하가 빠르게 출렁이는 환경에선 꽤 큰 장점입니다.

이 뉴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AI 반도체 경쟁의 기준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미세 공정, GPU 수량, 메모리 대역폭 같은 성능 지표가 거의 전부처럼 다뤄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와 수익성을 따져 보면, 결국 전기를 얼마나 덜 버리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식히느냐가 더 현실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성능이 높아도 전력비와 냉각비가 너무 커지면 사업은 생각보다 금방 부담스러워집니다.

데이터센터 서버실
데이터센터 서버실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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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 제한 없음.

인텔 입장에서 이번 발표는 기술 시연 이상의 의미도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회사는 2024년 시스템 파운드리 출범 이후 GaN뿐 아니라 광학 상호연결과 첨단 냉각 기술까지 하나의 패키지 안에 통합하는 시스템 단위 혁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칩 하나만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고 묶는 회사로 자리 잡으려는 흐름입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분명합니다. 기사도 수율 확보와 비용 절감을 과제로 짚었습니다. GaN과 실리콘처럼 성격이 다른 물질을 한 웨이퍼에서 다루는 공정은 원래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TSMC와 삼성전자도 CoWoS, I-Cube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어, 인텔이 실제 양산 단계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가져갈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 뉴스가 꽤 중요한 신호라고 봅니다. AI 산업이 더 커질수록 경쟁의 중심은 “누가 더 화려한 칩을 발표했는가”에서 “누가 전력과 열을 더 잘 다루는가”로 조금씩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이론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기요금과 냉각 설비, 유지비로 굴러갑니다. 그 현실을 바꾸는 기술이라면 보기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투자자나 일반 독자가 AI 반도체 뉴스를 볼 때도 기준이 조금 달라질 것 같습니다. 미세 공정 숫자만 볼 게 아니라, 전력 효율 지표와 패키징 전략,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같이 봐야 합니다. 이번 인텔 발표는 바로 그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AI 시대의 다음 경쟁은 계산 속도만이 아니라, 그 계산을 얼마나 덜 낭비하며 돌릴 수 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인텔, 19마이크로미터 초박형 GaN'으로 AI 전력 병목 뚫는다…삼성·TSMC에 패키징에 도전 - 글로벌이코노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