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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임원부터 다시 AI를 배우는 이유, 이제는 도구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문제다

everymorning365 2026. 4. 12. 08:04

AI 뉴스라고 하면 보통 새 모델 발표나 반도체 경쟁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더 현실적인 변화가 먼저 시작됩니다. 직원들이 AI를 쓰는 수준을 넘어서, 조직 전체가 AI를 전제로 일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일입니다. 오늘 삼성전자 기사에서 눈에 들어온 것도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부사장·상무급 임원 600여 명 전원을 대상으로 AI 전환 특별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총 10차례에 걸쳐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며, 단순히 새 툴 사용법을 익히는 수준이 아니라 업무 방식의 근본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실무형 교육으로 구성됐습니다.

서울 삼성 서초 사옥 전경
삼성 사옥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Samsung headquarters.jpg
, CC BY-SA 2.0.

교육 내용도 꽤 상징적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커리큘럼은 글로벌 AI 에이전트 트렌드, 바이브 코딩을 활용한 AI 사용법, AX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원칙과 사례, 리더의 역할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를 어떻게 써보자”가 아니라 “AI에 맞게 일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까”로 질문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큽니다. 예전 기업 교육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알려주는 데 가까웠다면, 지금은 AI를 전제로 보고 보고서 작성, 의사결정, 협업, 개발, 검토 같은 업무 흐름 전체를 다시 짜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결국 AI가 잘 작동하느냐보다, 조직이 AI를 끼워 넣기 좋은 구조로 바뀌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 겁니다.

노트북으로 일하는 모습
AI 기반 업무 환경을 떠올리게 하는 노트북 작업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Woman works on laptop while sitting on a couch in a living room.jpg
, CC BY 2.0.

기사에 나온 임원들의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임원들은 엔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 기술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이건 단순 챗봇과는 결이 다릅니다. 질문에 답만 하는 AI가 아니라, 작업을 나누고 자료를 찾고 실행 순서를 제안하는 AI가 실제 업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왜 삼성이 임원부터 교육하느냐는 질문도 자연스럽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유가 명확합니다. AI 전환은 현장 직원 몇 명이 열심히 쓴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업무 기준을 바꾸고 보고 체계를 줄이고, 어떤 일은 자동화하고 어떤 일은 사람이 더 깊게 봐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건 결국 관리자와 임원의 몫입니다. 위에서 방식이 안 바뀌면 아래는 AI를 써도 결국 예전 절차 안에서만 움직이게 됩니다.

이번 기사가 더 의미 있어 보이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이미 신년사부터 “모든 업무에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은 물론 사고방식까지 혁신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교육은 보여주기 행사라기보다, 연초에 던진 방향을 실제 조직 운영으로 밀어 넣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앱 아이콘
DX부문이 다루는 모바일 생태계를 떠올리게 하는 스마트폰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Social Media App Icons On The Screen of A Smartphone.jpg
, CC BY 2.0.

이 흐름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제조업이든 플랫폼 기업이든, AI를 도입한 뒤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조직 적응력인 경우가 많습니다. AI를 써도 승인 단계가 그대로면 속도가 안 나고, 데이터가 흩어져 있으면 품질이 흔들리고, 책임 소재가 모호하면 현장은 결국 다시 사람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독자 입장에서 이 뉴스를 흥미롭게 볼 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I 전환은 이제 개발자 몇 명의 실험이 아니라, 대기업의 경영 방식과 인사 방식, 교육 방식 전체를 흔드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결국 제품 속도, 서비스 완성도, 조직 생산성으로 이어집니다. 삼성처럼 큰 회사가 임원 600명을 한꺼번에 교육하는 건, AI가 더 이상 “알아두면 좋은 기술”이 아니라 “안 배우면 뒤처지는 기본 문법”이 됐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비교적 분명합니다. 이런 교육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단계는 임원 교육 이후 조직별 실전 과제, 사내 에이전트 도입, 보고 체계 단축, 평가 기준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AI 경쟁의 핵심이 누가 더 좋은 모델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빨리 조직을 바꿀 수 있느냐로 넘어갈 거라고 봅니다.

오늘 삼성전자 뉴스는 겉으로 보면 사내 교육 기사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대기업이 AI를 도구로 받아들이는 단계를 지나 조직 운영 원리 자체를 바꾸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래서 이 뉴스는 생각보다 훨씬 큰 이야기입니다.

출처: 삼성전자, DX부문 임원 전원에 AI 전환 특별 교육 - 네이트뉴스(연합뉴스)